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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 (칼럼, 묵상, 기도, 기독교상식 )

로잔 운동의 정신과 비전

by 무익한 종 2024.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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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 운동의 정신과 비전"

 

역사적으로 기독교의 전 세계적인 확산의 시발점이 된 ‘예루살렘 공의회’(Jerusalem Council)가

유대 교의 고향이며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에서 기원했듯이, ‘로잔’이라는 글로벌 복음주의

선교 운동의 명칭은 단순히 첫 로잔대회가 개최된 스위스의 도시 이름에서 유래했다.

 

서구 기독교 왕국 (Christendom)의 전성기였던 중세와 계몽주의 근대를 지나 글로벌 기독교

(world Christianity)로 확장되던 시기인 1970년대 중반의 분위기는 기독교의 중심축이 북반구(global north)

에서 남반구(global south)로 이동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현재 기독교의 중심축은 남반구의 다수 세계(majority world)로 기울어졌고,

글로벌 선교 운동의 지형은 하나의 중심이 아닌 여 러 중심을 의미하는 ‘다중심적 선교’

(polycentric mission)로 확산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기독교 선교 운동은 출발부터 다중심적이었고, 글로벌 차원을 띠고 있었다.

역사적 선교 운동을 계승하는 로잔 운동은 깨어지고 분열된 세상에 대한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랑과

그 사랑을 열방에 흘려보내는 하나님 백성이 세상에 참여하고 관여하는 방식을 반영한다.

 

어떤 운동의 정신이나 기풍(spirit/ethos)은 그 운동이 추구하는 정체성과 지향하는 비전과 방향성을

규정하는 핵심 요소이다. 존 스토트(John Stott)는 로잔 언약 해설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하나님과 맺은 서약은 공적인 ‘언약’의 특성을 띤다고 주장한다. 로잔의 정신은 과거 교회의 선교에서

자행된 잘못과 실패를 고백하는 겸손과 회개의 정신이었다. 복음을 전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좋은 소식으로

믿는 것이 마치 세상을 정복한 것처럼 말하여는 것이 주제넘게 들린다면, 비난을 달게 받겠다는 것이

로잔 운동의 정신에 드러난다.

  

왜냐하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사이며, 교회가 추구하는 나라는 세상의 제국이나 정치적인

이념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마 6:33)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과거의 실패를 깨닫고 하나님이 현재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해 모든 열방 가운데서 일하심을 감지할 때,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품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로잔 운동의 참가자들이 지난 50년 동안 세 차례의 대회(congress), 다양한 국제포럼(forum),

이슈 그룹의 콘퍼런스(conference), 지역 모임(regional gathering), 그 리고 청년 지도자 모임(YLG gathering)

등을 통해 형성한 분위기(ethos)는 세계 복음화를 위해 함께 모여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나누며, 기도하고

교제하며 선교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로잔의 정신을 반영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로잔 운동의 다양한 모임은 로잔의 정신을 유지하고 비전을 공유하면 서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였다.

 

로잔 운동 5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에서 열리는 제4차 로잔대회에서 이 러한 로잔 운동의 정신과 비전은

사도행전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대위임령을 깊이 고찰하고 성경을 선교적 현상으로 읽고 해석하는 친교와

대화 그리고 헌신의 자리로 이끌 것이다.  로잔 운동의 정신과 비전은, 세 차례에 걸쳐 열린 로잔대회의 주제와

대회 문서에 가장 명료하게 표 현된다. 

 

왜(why) 그리고 무엇이(what) 로잔 운동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하나님의 선교 현장인 세상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에 의해 부름 받고 보냄 받은 하나님 백성 공동체로서 교회가 처한 상황에 대한 성경적 복음의 응답에서 나온다.

로잔 운동의 전략(how)과 방향(where)에 관한 질문은,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불변하는 복음을 말과 행위(word and deed)로 살아내는 교회의 성결하고 온전한 삶에서 나온다.

따라서, 로잔 운동은 세상을 지배하는 우상숭배의 문화를 거슬러 하나님 나라를 향하는 ‘대항문화운동’

(counter-cultural movement)이다.

 

 

복음과 문화(하나님 과 세상) 사이에서 살아가는 교회(하나님 백성)의 정체성 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순종과 복음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전개되는 해석학적 순환에 달려 있다.

교 회가 복음의 본질에 관해 확신할 때, 교회는 비로 소 복음에 저항하는 세상에 말을 걸고 선포하며

일상의 삶에서 복음의 능력을 드러낼 것이다.

 

먼저, “온 땅이 그의 음성을 듣게 하자!”(Le the Earth Hear His Voice!)라는 제1차 로잔대회의

표어는 로잔 운동의 본질적 성격이 예수 그리스도의 대위임령 성취를 위해 온 교회가 온 땅

(온 세상과 열방)을 향해 나아가야 할 당위성과 명령에 대한 믿음의 순종을 내포한다.

1974년 제1차 로잔대회에 참가한 2,700 명의 복음주의 지도자가 동의한 로잔언약(Lausanne Covenant)에

담긴 로잔의 정신과 비전은 50년 동안 로잔의 의제를 형성하고 복음을 중심으로 전 세계 복음주의자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감당했다.

 

로잔언약의 간결한 포괄성, 깊이와 단순함, 그리고 넓이와 균형은 교회에 주어진 사명의 기초가 무엇 인지를

명료하게 설명한다. 하나님의 선교를 풀어내는 선교 운동의 길잡이로서 로잔언약은 사도적 전통에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현실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엄격히 말하면 ‘예언자적’이면서도 ‘목회적’이고, 하나님 백성의 불순종과 연약함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고백적’이며, 성경의 명제적 진리를 변화하는 상황 가운데서 살아내도록 안내한다는 점에서

‘교회론적’이다.

 

따라서 로잔언약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타당하며 모든 교회에 선교적 도전을 제기한다.

로잔언약의 입안자인 존 스토트는 ‘언약’(covenant)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언약이라는 단어는 계약을 체결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우리는 선언(declaration)이라는

용어 대신 이 단어를 선택했 다. 왜냐하면, 우리는 단지 어떤 것을 선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떤 것을 하고 싶었다.

바로 우리 자신을 세계 복음화 사역에 헌신하고 싶었다.”

로잔의 정신은 말로 선언하거나 선포하는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불순종을 고백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에 믿음의 순종을 일으키는 하나님의 언약적 백성의 헌신(commitment)을 전제한다.

 

1989년 제2차 마닐라 로잔대회의 주제는 “그리스 도께서 오실 때까지 그를 선포하라”와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자”였다. 로잔언약에 기초하여 작성된 마닐라 선언(Manila manifesto)은 당시 동·서 진영의 냉전 종식,

도시화, 과학기술의 발 전이라는 변화하는 글로벌 정치·사회문화의 지형에 따라 복음 전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복음과 세상 사이에 존재하는 하나님 백성인 교회의 거룩함(holiness)과 신실함(faithfulness)을 강조했다.

 

특히, 로잔언약 6항(교회와 복음전도)에서 언급된 “세계 복음화는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파할 것을

요구한다”라는 진술을 주제로 채택함으로 복음 전도와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아우 르는 복음의 총체성을

다시 한번 확언한다. 마닐라 선언이 로잔 운동의 정신과 비전을 드러내는 특징 은, 1부에서 진술하는 21개 항의

고백이다.  ‘선언’ (manifesto)은 신념과 의도와 동기를 선포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마닐라 선언의 고백은

로잔 운동이 추구하는 비전과 나아갈 방향을 담은 ‘신념에 대한 확언’(conviction/affirmation)이라고 볼 수 있다.

 

2010년 제3차 케이프타운 로잔대회의 주제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화목케 하심”

(고 후 5:19, God in Christ Reconciling Himself to the World)이다. 20세기의 10년이 지난 후에 열린

케이프타운 로잔 대회는 21세기 글로벌 복음주의 교회가 직면한 다층적 이슈를 다룬 대회로써 로잔 운동의

정신과 비전을 담지한 온전한 복음과 온 교회 그리고 온 세 상을 ‘하나님의 사랑’의 관점에서 풀어냈다.

하나님의 선교 교리를 삼위일체적 관점에서 전개한 케이프타운 서약이 해석한 로잔 운동의 정신과 비전은

앞선 두 대회의 주장과 성경적,  역사적, 상황적 연 속성을 띤다.

 

케이프타운 서약의 1부는 성경을 통해 교회에 전 해진 성경적 확신을 제시하며, 제2부는 그에 따른 행동의

요청을 담았다. 하나님의 사랑은 언약적 언어이기 때문에, 성경의 언약을 확인하는 해석학적 작업은 성경 66권을

선교적으로 읽고 해석하는 교회의 과제를 재진술하며, 이것은 교회에 주어진 예 수 그리스도의 대위임령에 대한

믿음의 순종과 헌신으로 직결된다.

 

교회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상 가운데서 불변하는 복음의 진리인 잃어버린 인간의 현실, 복음의 좋은 소식,

땅끝까지 세상 끝까지 계속되는 하나님 백성의 선교를 견고하게 붙잡아 야 한다.

제3차 케이프타운 로잔대회 신학 위원장인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Wright)가 대회 주제 강연에서

제시한 하나님 백성인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추구해야 할 삶의 방식 (lifestyle)으로서

그분의(HIS) 겸손과 정직과 단순함/ 검소함(Humility, Integrity, Simplicity)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은

로잔의 정신을 명료하게 드러낸다.

 

케이 프타운 서약이 기술하는 대로, 로잔 운동의 정신과 하나님 나라를 향한 견고한 시선은 선교에 참여하는

온 교회와 모든 그리스도인이 성적인 우상, 권 력의 우상, 성공의 우상, 탐욕의 우상을 거부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점에서, “성경적 윤리(거룩함)가 없이는, 성경적 선교 도 없다”라는 케이프타운

서약의 주장은 로잔 운동의 정신과 비전을 보여주는 핵심이다.

 

제3차 로잔대회 이후 한국계 미국인인 마이클 오 목사가 국제로잔위원회의 대표로 선임되어 로잔 운동의 정신과

비전을 보여주는 새로운 표제를 제시했다. “세계 선교를 위해 영향력 있는 지도자 와 아이디어를 연결하자”

(Connecting Influencers and Ideas for Global Mission)라는 표어는 변화하는 문화적 동향을 반영하고 있다.

 

즉, 이 표어에는 세계 선교 를 위해서 온 교회와 모든 그리스도인이 필요하 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 표어에는

선교가   그리 스도인의 일상의 삶인 일터(workplace/market place) 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과 연관된다는

‘일터 선교’ 와 글로벌 이주 현상과 연관된 디아스포라 선교 (diaspora mission)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이 표 어는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그리스도인 성 경적 참여(scriptural engagement)를 통한 성경적

형성 (scriptural formation)이 필요하며, 공적 영역에서 복 음을 선포하고 거룩한 영향력을 드러내는 것을 내포한다.

 

2024년 9월, 제4차 로잔대회를 앞두고 로잔 운동 의 네 가지 비전이 제시되었다.

그 내용은 로잔 운 동의 정신과 로잔 신학의 총체적 성격을 담고 있다.

 

① 모든 사람을 위한 복음(The Gospel for every person)

② 모든 사람과 지역을 위한 제자 삼는 교 회(Disciple-making churches for every people and place)

③ 모든 교회와 사회영역을 위한 그리스도를 닮은 지 도자(Christlike leaders for every church and sector)

④ 사 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미치는 하나님 나라의 영향력(Kingdom impact in every sphere of society)

 

“교회여, 함 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

라는 주제로 한국에 서 열리는 로잔대회는 지난 50년간 로잔 운동이 추 구해 온 정신과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촉구 하는 대회가 될 것이다.

 

한국준비위원회는 로잔 운동의 정신과 비전을 한 국교회에 알리고 확산하기 위해 국내의 많은 지역 교회와 함께

중보기도 운동을 일으키고 있으며, 대회 성경 강해 주제인 사도행전을 선교적으로 읽고 한 해 동안 사도행전

본문으로 설교하는 공동설교 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로잔대회는 한국교회에 새 로운 선교의 활력과 영적 갱신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복음을 위해 헌신하는 새로운 세대를 일으킬 것이다. 

 

다만, 제4차 로잔대회를 앞두고, 2050년까지 로잔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다음 세대를 일으키자 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로잔 운동이 과도한 ‘과제지향적’(task-oriented)인 성향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런 동향은 개신교 선교의 위대한 세기였던 19 세기 서구 선교를 지배한 효율성, 예측 가능성, 계산 가능성을

담보로 모든 선교 활동을 통제하 는 인위적 시도를 상기시킨다.

 

특히, “이 세대안 에 세계를 복음화하자!”라는 19세기 학생 자원 운 동의 표어는 이를 계승한 1910년 에든버러

세계 선교대회에서도 반복되었고 19~20세기 서구 중심의 개신교 선교는 식민주의나 제국주의와 긴밀하게 연관된

사업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러한 근대 선교 패러다임은 AD2000 운동과 선교 과제를 효율적으로 성취하기 위한

‘경영적 선교’ (managerial mission) 방식에서 잘 나타난다.

그 영향 은 현재 다수세계 선교사역과 지역교회의 목회에 도 부정적으로 반영되었다.

다음에는 로잔 운동 의 정신과 비전을 반영하는 로잔 운동의 신학을 주제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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